40일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을 앞두고 판세의 잣대 역할을 할 중도층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의 각종 실정과 실언, 김건희 특검법과 명품백으로 대표되는 ‘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중도층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의 하지 않았다.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이후 거의 30%대에 머물고 있으며, 20%대로 추락한 적도 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보다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월등히 높을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컸다.이대로 선거가 치러진다면 민주당의 압승은 기정
홍준표 대구시장의 수해골프에 대한 비판이 심한 가운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18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심사에 들어갔다.홍 시장은 국민의힘 윤리위가 자신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당 방침이 그렇다면 따르겠다"라고 밝혔다.여기까지는 좋다. 당원인 이상 당 지도부나 윤리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당연히 따라야 한다.문제는 그다음 발언이다. 그는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가 을이니 윤리위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 참을 때는 참아야지 성격대로 해선 안 된다. 황교안 대표 때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토요일(15일) 골프를 쳤다는 제보가 ‘스픽스대구’에 들어왔다. 최근 며칠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비 피해가 속출하던 시점이었다.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비록 대구의 비 피해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전국뿐만 아니라 대구에도 집중호우가 반복되던 시점이었다. 제정신을 가진 단체장이라면 그렇게 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었다.바로 확인해봤다. '아뿔싸!', 사실이었다.그날 대구에도 ‘재난비상 2단계’가 발령돼 있었다. 그렇다면 시장이 대책본부장이 돼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야 했다. 경북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느라 소진된 체력을 재충전하는 날들이다.하루는 팬션사모님이 고사리 꺾으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신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라나섰다.“고사리를 꺾으려면 겸손해야 한다. 내 키를 낮춰야 보인다. 그리고 가는 길에 보이지 않던 것이 돌아 나오는 길에 보일 수 있으니 주위를 잘 둘러보아야 한다. 고사리 잎들이 켜켜이 쌓여 무덤을 이룬 곳에 새고사리순이 많이 나온다.”이게 고사리 꺾기 장인이신 사모님이 가르쳐 주신 팁이다.아무리 눈 부릅뜨고 봐도 내 눈엔 잘 띄지 않는다. 아픈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꺾고 앉
인더스트리(Industry) 4.0이 등장한 것은 2011년이었다. 당시 독일은 신흥국의 기술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의 혁신적 경쟁력 강화전략을 제시했다. 핵심은 제조업에서 생산설비를 원격으로 자율제어할 수 있는 사이버 물리시스템(CPS)을 도입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고품질 제품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었다이렇게 독일에서 시작된 인더스트리 4.0은 4차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많은 국가에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유사한 전략을 추진했으며,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같은 최첨단 ICT 기
지난 한 주 최대 이슈는 수능 난이도 문제였다. 발단은 바로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였다. 6월 15일 교육개혁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교육서 안 배운 내용은 수능 출제 말라”고 지시했다. 다수 언론은 “쉬운 수능” 주문으로 그 뜻을 해석했다. 함께 우려도 전했다. ‘물수능’이 될 경우 변별력 부족과 150일 남은 수능 출제 혼선을 지적했던 것. 당연히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일제히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홍보수석과 교육부 장관이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은 난이도를 언급한 게 아니라 공정성을 말한 것이다.” 공교육
‘보라해’ 이 말을 듣고 ‘나도 보라해’라고 답하는 당신은 누군가를 대단히 좋아하고 있다.소속사는 ‘하이브(HYBE)’, 7명 중 리더는 ‘RM’. 이래도 알파벳 세 개가 섬광처럼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당신은 누군가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 누군가는 지난 6월 13일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방탄소년단)다.보라색(Purple)은 BTS의 공식 색상이다. 2016년 방탄소년단 팬들로 이뤄진 아미(ARMY) 미팅에서 팬들은 보라빛 아미밤(BTS의 공식 응원봉) 이벤트를 진행했다.이를 본 멤버 뷔가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보라색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6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70명과 학부모들이 모처의 아트홀에 모였다. 피부색도 다르고 얼핏 봐서는 외국인 같은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애국가를 불렀다.이날은 ‘다문화 학생 패션 분야 진로 멘토링(꿈토링)’의 입학식이 거행되었다. ‘다문화 학생 패션 분야 진로 멘토링’은 서울시교육청이 패션디자인과 패션모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패션전문가와 협력해 운영하는 프
최근 서양 고전 ‘오디세이’를 다시 읽어 볼 기회가 있었다. 1976년 창간된 프랑스의 여행·환경잡지(GEO)에서 이 단어를 본 것이 계기였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 무렵에 지은 이타카(Ithaca)의 왕 오디세우스의 무용담인데 트로이 원정에 성공한 뒤 고향에 돌아오기까지 겪은 10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왕권에 도전하는 귀족들의 권모술수로 곤경에 처한 아들 테레마코스 이야기, 아내 페넬로페에게 구혼한 남자들에 대한 복수 등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풍부한 신화·전설의 소재와 극적인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헌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헌법 가치를 잘 실현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지난해 4월 26일 한 민생현장 방문에서 한 말이다. 취임 후에도 윤 대통령은 ‘헌법 가치’란 말을 달고 살다시피 했다. 부처 업무 보고 땐 훈시 말씀으로, 복지 노동 현장 종사자 간담회 땐 당부 말씀으로, 외교 현장에선 ‘가치 동맹’이란 말로 “헌법 가치”를 되뇌었다. 아마도 민주화 이후 헌법 가치와 정신을 가장 목소리 높여 말한 대통령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러나 그가 헌법과 그 가치를 언급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비
표선 해변을 만끽한 다음날 민속촌 공연시간에 맞춰 가니 민속촌 입구에서 판이 벌어졌다.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퀴즈도 내고 아이들에겐 막대사탕도 주며 희희낙락 얼씨구 지화자!사람들의 기대치를 한껏 올려 본공연을 보게 하려는 듯하다.공연장소에 가니 30~40명 정도 사람들이 앉아 있다. 가족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다.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내용이 춘향전 비슷한 퓨전마당극이라고 해야 할까. 약간은 코믹하면서 음악에 맞춰 춤과 노래로 얼버무려진 공연인데 기대만큼 썩 재밌거나 신나진 않았다.하지만 아직
1990년대 내무부에 근무할 때다.그 때 내무부 위상은 대단했다. 행정부처 내에서 총리실 이상의 위상이었다.내무부는 각급 지방자치단체(시도, 시군구)의 장과 고위직 인사권(제청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통할하는 중앙부처였다.세종로 정부중앙청사(12~14층)에는 새벽녘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퇴근 시각도 없고 공휴일에도 출근하던 시절이었으며 초과근무·휴일수당도 받지 못했으나 대부분의 직원은 불평이나 불만이 없었다. 내무부의 이런 근무행태를 하여도 자진하여 각 지방에서 시험을 치러 전입하였으니 당연한 것이었다.1993년
법률만큼 재미없는 게 있을까? 더구나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편을 가진 법률 얘기를 꺼내긴 부담스럽지만, 가수 이효리 씨의 명성에 기대어 노란봉투법 이야기를 끄집어내 본다.노란봉투법을 말하자면 2014년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쌍용차 파업으로 사측과 경찰이 노조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2013년 법원은 약 4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주부 배춘환 씨는 이 기사를 읽고 한 언론사에 ‘4만7천 원씩 10만 명이면 47억 원을 모을 수 있다’는 취지의 편지와 함께 큰아이 태권도 학원비를 아껴 모은 4만7천
패션전문 모델 이 평(본명 이경미)이 향년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초여름 장미꽃이 만발한 지난달 31일, 오랜 암 투병 끝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 평'을 추모하기 위해 모델계 동료와 선후배들이 장례식장으로 모여들어 오열했다.패션모델계에 한 획을 그은 '이 평'은 대구 출신으로 이국적이고 우아한 외모와 특출한 워킹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항상 긍정적이고 예의바르며 따뜻한 인성으로 귀감이 되었다. 오랜 투병 중에도 모델로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패션쇼 무대에 설만큼 프로정신이 투철했다. 패션계는 “이 시대 손꼽힐 만큼 뛰어난
#1.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이 막 시작된 지난 2019년 7월 6일. 조 바이든 후보가 사과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직전 토론회에서 과거 상원의원 시절 인종분리주의 동료 의원들과 정치적 타협을 한 자신의 행동을 강변했다가 큰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당내 진보 후보들은 이를 물고 늘어졌고, 바이든 지지율은 크게 흔들렸다. 깜짝 놀란 그는 며칠 고심 끝에 공개 사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던 것. 하지만 지지율은 반등이 쉽지 않았다. 초반 몇 개 주 경선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선 탈락 가능성마저 나올 정도였다. 이에 따라 바이
일상에서 주판이 사라졌다. 개인교습을 위한 학원이 거리마다 있을 정도로 인기있던 주판은 전자계산기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눈금이 있는 체중계와 온도계도 사라지고 있다. 세상의 많은 기계와 장비들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주판과 눈금 저울, 액체 온도계 등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라틴어 디지트(Digit)에서 유래한 디지털은 ‘사람의 손가락’을 뜻한다. 이는 숫자를 셀 때 손가락이 아주 분명하고 편리함에서 출발한다. 디지털은 중간값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정보를 정확한 숫자로 변환하는데 사용된다. 1964년 벨 전화연구소는 신호
지난 한 주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방문 한국 시찰단 소식이었다. 떠나기 전부터 ‘검증’이 빠진 시찰단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으로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단장 1명 빼고 전원의 신원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시찰단은 일본 현지에 도착해서도 바로 구설에 휘말렸다. 시찰 모습은커녕 구체적 일정조차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깜깜이 행보를 진행한 것. 비판적 보도가 쏟아져도 시찰단은 암행 시찰을 강행했다. 그러나 시찰단 취재에 나선 한국 특파원들이 포기할 리는 만무한 일. 일본 현지에선 시찰단과 특파원들
50여년을 도회지에서 살고 있지만,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인지 언젠가는 전원으로 돌아가고픈 희망을 놓은 적이 없다.중국 문학사상 위대한 시인이며 '귀거래사(歸去來辭)'로 널리 알려진 도연명(365~427년)의 아래 시(詩) '귀원전거(歸園田居)'는 내 심정을 옮겨 놓은 것 같다.“소무적속운(少無適俗韻), 성본애구산(性本愛丘山)”(어려서부터 세속과 영합하는 기풍이 없었고 본래 자연을 좋아했는데 )“애애원인촌(曖曖遠人村), 의의허리연(依依墟里煙)”(날이 저물어 먼 마을이 어스레하고 인가의 연기가 하늘하늘 피어오르며 )“구재번롱이(久
천국과 지옥 사이에 소송전(訴訟戰)이 벌어진다면 누가 이길까? 승자는 지옥이다. 왜냐하면 변호사를 비롯해 법조인들이 죄다 지옥에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에 대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유머다.우리 사회 역시 법조인을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법비(法匪)라는 말이 익숙해진 지 오래다. 일제 치하 만주국에서 처음 쓰인 것으로 알려진 ‘법비’를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은 ‘법을 악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무리’라고 정의한다.우리 사회에 ‘법비’라는 단어를 대중화시킨 이는 한홍구 교수다. 그는 2009년 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비
부처님 오신 날을 일주일 앞둔 지난 20일 저녁, 형형색색의 화려한 연등행렬이 서울 도심을 환하게 밝혔다.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을 주제로 열린 ‘불기2567년 연등회’는 초여름 저녁 해가 지면서 웅장한 형상의 장엄등이 밝혀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불자들이 상징성을 담은 다양한 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취타대, 사물놀이, 바라춤 퍼레이드가 이어져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연등회에는 60개 단체 소속의 불자 약 5만여 명이 등을 들고 참가했으며 10만 개의 등이 밝혀졌다고 한다. 연등 행렬이 종료된